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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쟁이멋의 한국사 < 3.1 독립선언서 >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이를 세계만방에 알려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밝히며, 이를 자손만대에 깨우쳐 민족마다 스스로 생존해야 한다는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도록 하노라.

반만년 역사의 권위에 기대어 이를 선언하는 것이며, 이천만 민중의 정성을 합하여 이를 널리 밝히는 것이며, 한결같이 항구적인 민족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하여 이를 주장하는 것이며, 인류다운 양심의 발로에 뿌리를 둔 세계 개조의 큰 기운에 순응하여 함께 나아가기 위하여 이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밝은 명령이며, 시대의 대세이며, 모든 인류가 공존하고 공생하는 권리의 정당한 발동이다. 천하의 그 누구라도 이를 저지하거나 억제하지 못할 것이다.

구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에 희생을 당하여 유사 이래 몇천 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민족에게 압제를 당하는 고통을 맛본 지 이제 십 년이 지났다. 우리 생존권을 빼앗겨 잃은 것이 그 얼마나 되며, 정신상 발전에 장애를 입은 것이 그 얼마며, 민족의 존엄과 영광을 훼손당한 것이 그 얼마며, 참신함과 독창성으로 세계 문화의 큰 조류에 이바지하고 보탤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 그 얼마인가?

우리는 이에 떨쳐 일어났도다. 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우리와 더불어 나아가는도다. 남녀노소 가림이 없이 음침하고 답답한 옛 둥우리에서 힘차게 뛰쳐나와 삼라만상과 더불어 흔쾌한 부활을 이루어내게 됐도다. 천백 세대 조상의 신령이 우리를 음지에서 보살피고, 전 세계의 기운이 우리를 밖에서 보호하나니, 착수가 곧 성공이다. 다만 앞에 놓인 광명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갈 따름이로다.

 

(3.1 독립선언서 내용의 일부)

 

 

 

침략주의와 제국주의를 비판하며 사해 평등주의와 평화주의를 기반으로 독립을 선언했다. 또 민족과 민중의 권위를 이야기하면서 민족사 정통을 세우려고도 했다. 독립선언서는 내용이 생각보다 긴데 일본이 조선을 점령하는 것은 일본에게도 좋지 않고 무어보다 동양 평화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3.1운동 하면 태극기가 떠오르지만 운동의 시작은 독립선언서의 낭독과 보급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